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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개발 협력
우리나라는 20세기 전반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인한 역경 속에서 세계 정치 경제의 주변부에 머물렀으나,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루어 냈다. 이러한 발전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 개최, 1991년 유엔 가입,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으로 가시화되었다. 이처럼 국제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져가면서 우리나라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국내외에서 높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이 서구 선진국과 달라 그 개발 경험과 노하우가 현재 개발 도상국들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더해졌다.
국제 개발 협력과 관련하여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이후 40여 년 동안 원조 수혜국이었다. 1945년 광복 및 한국전쟁 이후 공업화를 촉진하는 과정에서12.7억 원의 원조를 제공받았다. 그 후 경제 성장이 본격화되고 선진국으로부터 외자 도입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원조 수혜 규모가 점점 감소하였다. 결국 우리나라는 1995년 세계은행(WB: World Bank)의 차관 대상국 명단과 2000년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수혜국 명단에서 제외됨으로써 공식적으로 원조 수혜국의 지위를 탈피하였다.
우리나라가 원조 공여를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당시 공여는 국제기구 및 다른 공여국의 지원에 기초하여 삼각 협력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독자적이고 본격적인 국제 개발 협력은 1980년대 후반 이후라 할 수 있다. 정부는 개발 도상국에 대한 양허성 차관을 지원하고자 1987년에 대외 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을 설립하였고, 1991년에는 무상 원조를 전담하기 위한 기관으로 외무부 산하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을 설립하였다.
본 장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국제 개발 협력의 현황과 추이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양자 또는 다자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추이와 현황을 살펴보고, 해외 봉사단원 파견을 분야별로 그리고 수혜국별로 나누어 고찰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개별 국가들의 이해와 요구에 맞춘 각종 지원 사업을 기획 및 실행하고 있다. 이에 아시아, 중동,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로 나누어 해당 지역 국가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 사업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국제 사회에서 높아진 위상과 그에 상응한 역할을 수행하려는 노력을 확인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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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개발원조(ODA)란 ‘중앙 및 지방 정부를 포함한 공공 기관이나 이들의 집행 기관이 개발 도상국의 경제 개발과 복지 증진을 목적으로 해당 국가나 국제기구에 양허적 성격으로 제공하는 자금의 흐름’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여 그 일원으로서 원조 활동을 하고 있다. 위 지도는 2000년에서 2022년까지 우리나라가 제공한 수혜국 1인당 누적 무상 원조액과 우리나라 정부가 한국국제 협력단(KOICA)을 통해 세계 각국에 파견한 봉사단원의 수를 나타낸다. 트리맵은 KOICA의 지원을 분야별로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교육, 공공행정,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 세계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의 선은 명목 국민 총소득(GNI) 대비 공적개발원조 비율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후 그 지원 규모를 꾸준히 높여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2005년에 그 비율이 0.1%로 급증했던 것은 예외적으로 남부 아시아에 발생한 지진 해일로 인한 복구를 돕기 위함이었다. 또한 1990년 1달러였던 우리나라의 1인당 공적개발원조액은 2022년 54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공적개발원조는 공여국과 수혜국 간의 직접적인 지원을 의미하는 양자 간 원조와 공여국이 국제기구에 출연 혹은 출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다자간 원조로 나뉜다. 양자 간 원조는 증여율이 100%인 무상 원조와 증여율이 25% 이상 100% 미만인 유상 원조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다자간 원조는 출연, 출자, 양허성 차관으로 각각 세분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모든 유형의 원조액 규모를 지속적으로 높여 왔다. 1990년 1천 2백만 달러였던 양자 간 원조액은 2022년 약 21억 9천만 달러로, 동일 기간에 4천 9백만 달러였던 다자 간 원조는 약 6억 달러로 급증했다. 참고로 2022년 양자 간 원조에서 무상 원조와 유상 원조의 비율은 약 2 대 1이다. 원조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는 우리나라가 개발 도상국 발전을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일조하고 있음은 물론 그 역할을 키워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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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역별 원조
그래프는 우리나라가 아시아, 중동, 동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및 아프리카에 제공한 양자 무상 원조의 추이를 보여 준다. 우선 원조액이 2010년 들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 중동에 적지 않은 원조가 이루어졌으나 2010년대 들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가 주요 수혜 지역으로 등장하였다. 그리고 파이그래프를 통해 교육, 보건, 위생 등의 사회 인프라 및 서비스 부문에 가장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교통·통신, 에너지, 금융 등의 경제 인프라 및 서비스 부문, 농수산업, 산업, 건축, 무역, 관광 등의 생산 부문 순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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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는 2022년 아시아, 중동, 동유럽 및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에 대한우리나라의 양자 무상 원조를 보여 준다. 단계구분도의 색상은 해당 수혜국에 제공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전체 회원국의 양자 무상 원조액에서 우리나라 원조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색상이 짙을수록 해당 수혜국이 받은 무상 원조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높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대외 무상 원조를 많이 하는 수혜국이 주로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중에서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라오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동아시아의 몽골은 우리나라가 여타 개발원조위원회(DAC) 공여국에 비해 중점적으로 무상 원조하는 국가들이다. 또한 지도 위 원은 우리나라 무상 원조의 규모를 수혜국별로 보여 준다. 캄보디아, 필리핀,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라오스, 파키스탄 순으로 원조 규모가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개발 도상국의 기상 업무 현대화 지원을 목적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협력하여 1998년부터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몽골 기상청과 황사 현상 감시 협력을 계속해오고 있으며, 몽골 울란바토르 및 주변 지역에 지상 및 고층 관측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기상 재해 피해 예방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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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우리나라는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어 글로벌 기상 기후 현안 해결에 기여하기 위하여 천리안위성 2A호 수신·분석 시스템 구축, 태풍 감시·예측 통합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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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는 2022년 중남미 지역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양자 무상 원조를 보여 준다. 짙은 색으로 표시된 수혜국은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가 전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무상 원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이다. 멕시코를 제외한 중앙아메리카 국가들과 남아메리카 대륙의 동안에 위치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원조에 대한 높은 의존율을 보인다. 그중 남아메리카의 파라과이와 중앙아메리카의 니카라과, 카리브해 제도의 도미니카 공화국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도에서 원 심볼은 우리나라 무상 원조의 규모와 지원 분야를 수혜국별로 보여 준다. 원조액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중앙 및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원조하고 있는 국가는 도미니카 공화국, 콜롬비아, 파라과이, 과테말라, 니카라과, 볼리비아임을 알 수 있다.
페루에서 진행된 ‘제1 한 〮 페 까야오 베야비스타 의료 센터 건립 사업ʼ은 1992년에 시작하여 약 20년에 걸쳐 2010년까지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로, 총 239만 달러를 투자하여 해당 지역 주민의 보건과 의료 서비스 개선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 다른 사례로 에콰도르에서 이루어진 ‘산토도밍고시 상수도 확장 사업’이 있다. 한국 기업의 뛰어난 수(水) 처리 기술을 지원하여 에콰도르 산토도밍고의 취수장과 정수장을 확장하고 송 〮 배수관을 신규로 건설한 프로젝트로, 만성적인 용수 부족을 앓고 있던 산토도밍고시의 보건 위생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일조하였다.
콜 롬비아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모두 접한 유일한 남미 국가로 조선업 및 기타 해양 산업의 발전 잠재력이 풍부하다. 2021년부터 시행 중인 ‘콜롬비아 조선업 활성화 기반 구축 사업’은 콜롬비아에 한국의 발전 경험을 전수함으로써 콜롬비아의 조선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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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2022년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가 공여한 양자 무상 원조를 보여 준다.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가 전체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의 무상 원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가는 짙은 색상으로 표시되었다. 앞서 살펴본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와는 달리 남부 아프리카 몇몇 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고루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도의 원은 우리나라의 무상 원조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어느 나라에, 어느 정도의 규모로 그리고 어떤 분야에 제공되고 있는지 보여 준다.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원조가 우간다, 에티오피아, 수단, 탄자니아, 가나에 제공되고 있다. 또한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나라의 원조 규모가 200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한 사실은 그 추이를 보여 주는 그래프에서도 확인된다.
우리나라는 수혜국들의 사회 기반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으며, 내전 혹은 기근으로 피폐해진 국가에 대해서는 경제 및 생산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사회 인프라 부문 사업의 일환으로서 2011년부터 280만 달러를 들여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시에서 결핵 예방 및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르완다에서는 키갈리 경제 특구 내 ICT 혁신 센터를 건립하여 인력 양성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돕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이집트 카이로에 전동차 256량을 공급하고 카이로 내 교통 환경을 개선하는 등 노후된 메트로, 철도 인프라 개 〮 보수, 신규 확충 및 기술 인력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다른 사례로는 에티오피아 남부의 오모 쿠라즈 및 아르바민치 지역에 송전선 가설 및 변전소를 건설하는 ‘에티오피아 남부 국가 전력망 확충 사업’을 진행하며 안정적 전력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전기 접근율이 저조하거나 안정적 전력 수급이 필요한 지역에 전력 공급을 확대하여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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